루틴(routine)은 무엇인가?
루틴(routine)은 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을 뜻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용어이나, 일상적으로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을 일컫는다. "정해진 동작"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특히, 운동선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강도 높은 단련을 해 내야 하기에 탁월한 관리를 위한 자기만의 습관적 행동이 생긴 것이다. 이뿐 아니라 특정 업계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자기만의 의식적 일과가 있고, 이는 자유로울 것만 같은 예술가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이처럼 자기 통제력을 높이는 루틴을 잘 활용하면,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도 성공으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습관이 될 것이다.
스포츠 선수들은 어떤 루틴을 활용하고 있었을까?
2020년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워런 스판상을 받은 류현진 선수는 SBS '미운우리 새끼' 방송에서 출근 시간, 경기장에서 옷 갈아입는 시간, 스트레칭 시간, 몸 푸는 시간, 마사지 캐치볼 시간 등 분 단위로 지킨다고 해서 놀라움을 준 적이 있다. 늘 경기 시작 6시간 전 도착, 개인 훈련, 전력분석, 스트레칭과 마사지 캐치볼의 순서를 시계 루틴처럼 지키고 있다. 2019년 김용일 트레이너가 공개한 류현진의 훈련 일지는 다음과 같다.
< 김용일 트레이너가 공개한 등판 다음 날 류현진 선수의 훈련 일지>
1일차 : 회복 운동 및 스트레칭(덤벨 커프, 덤벨 스카풀라, 바디 블레이드)
2일 차 : 회복 운동 및 스트레칭, 캐치볼 롱토스, 폴 앤 폴 러닝,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 9 종목, 어깨와 팔꿈치 매뉴얼 강화 운동, 복근-배근, 스트레칭
3일 차 : 롱토스, 스프린트 70m,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 7 종목, 팔꿈치 보강 운동, 코어, 스트레칭
4일 차 : 롱토스 및 피칭 거리 투구 30m, 밸런스 운동, 경기 분석
이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데뷔 후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루틴은 어린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친 바 있다. 보통 투수들은 정규시즌 전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투구 수를 줄이고 체력관리를 한다. 그러나 반대로 류현진은 90개 정도의 공을 던지고 불펜에서 10개를 더 던지고 하루 일과를 마친 것으로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았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하고, 밸런스가 좋지 않아 불펜에서 10개 던지고 교정한 것이라며, 개막 전에 100개 던져야 마음이 편하고 이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구단에서 정해둔 훈련 일정은 일종의 가이드일 뿐이며, 류현진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고 택해 습관하고 있다. 이는 최상의 몸 상태를 측정하고 유지하여 기량을 발휘하는 데 있다. 실제 야구 선수 코칭을 하는 코치진은 역량 발휘를 위한 코칭 카테고리를 '피칭, 타격, 수비, 주루, 데이터, 멘털, 언어, 트레이닝'으로 분류하여 지도하고 있다. 이 글을 보는 자신도 역량 발휘를 위한 나의 경영 카테고리를 만들어 단계적으로 어떤 성장 루틴을 만들지 인사이트가 되면 좋겠다.
유명한 테니스 선수인 '라파엘 나달'은 클레이 코트의 최강자로 프랑스 오픈 승률 91.52%의 경이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젊지 않은 나이임에도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더욱 경이롭고, 그만큼 그의 동작과 행동에 눈길이 간다. 나달은 정말 철저한 루틴 가이다.
어떤 사람은 내가 하는 행동을 미신이라 여긴다. 그렇지 않다. 미신이었다면 이길 때나 질 때나 왜 이 행동을 똑같이 반복하겠는가? 이것은 승패와 상관없이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다.
- 라파엘 나달 -
유튜브 <스포츠 머그>에서 소개한 나달은 13가지 루틴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경기 45분 전, 얼음장 같은 물로 샤워하기
- 경기장에 입장할 때, 첫 발은 오른발로 밟기
- 경기장에 입장할 때, 한 손에는 라켓을 다른 한 손에는 5개의 라켓이 있는 가방을 들고 입장하기
- 코트 앞 선수용 벤치에 도착하면, 관중을 바라보면서 점프하면서 재킷 벗기
- 서브권을 결정할 때, 점프하기
- 서브권이 결정되면, 베이스라인으로 전력 질주하기
- 서브 넣을 때 베이스라인을 발로 닦고, 라켓으로 왼발, 오른발을 털어준 뒤, 왼손으로 라켓으로 공을 튕기는 동안 오른손으로 엉덩이를 한 번 만지고, 양 어깨 옷깃 잡아주고, 코, 왼쪽 귀, 코, 오른쪽 귀 순으로 만지기. 그 이후 라켓으로 튕겨주던 공을 오른손으로 세 번 튕기고 서브하기
- 매 포인트가 끝나면 항상 수건을 사용해 코와 귀를 닦기
- 서브받을 때도 오른손으로 엉덩이 만지고, 코, 귀를 쓸어주기
- 자신이 정한 라인은 오른발로 넘기
- 경기 중 두 양말의 높이를 항상 똑같이 맞추기
- 벤치에서 쉴 때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고 물을 마시기
- 에너지 드링크와 물을 나란히 자기 발밑에 상표가 앞으로 보이게 두기
주목할 점은, 실제 서브와 관련된 루틴을 제외하고는 시합 전이나 인터벌 시간에 이루어지는 루틴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인터벌 루틴은 심리적으로 도움을 받기 위한 수단이 된다. 어떤 경지 이상에 오른 사람들은 기술보다는 임하는 정신과 그날의 컨디션을 포함한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고, 이를 무의식 영역인 루틴에 맡겨둔 것이다. 조건반사적 루틴으로 형성해야 할 것은, 무너지지 않는 정신을 가다듬는 일련의 의식의 반복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나달이 평소 기량을 유지하고 향상하기 위해 지키는 식단, 훈련, 수면습관은 다음과 같다.
1. 식단: 육류보단 해산물 위주 식단을 즐긴다. 육류보단 덜 기름지면서 단백질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의 점심과 저녁상엔 어김없이 찐 생선 요리와 새우만두가 오른다. 여기에 올리브 오일과 샐러드를 곁들인다. 국제 대회에 나가도 경기 후 직접 슈퍼마켓에 들러 자신이 먹을 샐러드와 음식 재료를 고른다. 채소 신선도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2. 훈련: 나달은 몸 관리를 위한 시간도 분 단위로 쪼개 쓴다. 정시에 식사하고, 정해진 훈련량을 소화한다. 남자 프로테니스 투어(ATP) 홈페이지에 따르면 나달은 세트당 평균 3300보를 딛는다. 5세트까지 치르는 메이저 대회의 경우 1만 보 이상 달린다는 뜻이다. 이를 대비해 그는 하루 4시간씩, 평균 4700 칼로리가 소모되는 고강도 훈련을 주 6일 진행한다. 그는 오전 6시에 훈련 코트에 선다.
3. 수면: 수면시간도 철저히 챙긴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든다. 나달은 "소파에 누워 늦은 시간까지 TV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기나 훈련을 앞두고 8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하는 게 철칙"이라고 말한다.